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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기자수첩] 김정은, ‘아직은’ 필요한 인물인가
repoter : 고상우 기자 ( gotengja@naver.com ) 등록일 : 2020-04-24 15:35:38 · 공유일 : 2020-04-24 20:01:58


[아유경제=고상우 기자] CNN이 지난 20일(현지시간) 미 고위 관리를 인용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수술을 받은 후 중태에 빠졌다"는 내용의 보도를 내보낸 이후 `김정은 사망설`이 며칠간 국내외 정세를 흔들고 있다.

반면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는 지난 23일 "북한 내부에 특이 동향이 없음을 확인했다"며 해당 보도를 반박하고 의혹을 불식시키고 있다. 비슷한 시기 미국 트럼프 대통령도 "김 위원장 건강이상설은 부정확하다"며 CNN의 보도를 부인했다.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한미 공조에 의거한 정확한 정보 확보일 것이다. 김 위원장이 사망했는지, 생존했는지, 살아 있다면 얼마나 행동을 할 수 있는 상태인지 파악하는 것이 필수다. 이를 바탕으로 불확실성에 대비하고 선제적 외교 정책을 펴는 것이 한반도 정세 안정을 위해 꼭 필요하다.

어쩌면 해프닝으로 끝날지 모를 이번 사건에서 눈여겨 볼 것은 지도자 한 명의 건강 이상이 이토록 큰 의미를 지닌다는 점이다. 민주국가는 국가 원수의 유고 시 그 권한을 승계할 예정자가 반드시 정해져 있다. 그러나 북한과 같은 독재국가, 그것도 1인에 모든 권력이 집중돼있는 체제라면 후계자를 정하는 일에 엄청난 정치적 압력이 쏠린다. 게다가 이른바 `최고존엄`의 사망을 가정한다는 자체가 불경한 일이기 때문에 사전에 대비하는 것도 어렵다.

북한 내부인의 입장에서 최고 지도자의 사망은 큰 혼란을 야기한다. 이러한 불확실성 때문에 주변국 역시 그의 신변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한국이 국익의 관점에서 이 문제를 접근한다면, 김 위원장의 사망은 현재로선 결코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보는 게 적절하다. 김 위원장의 사망은 권력 공백으로 이어져, 이를 승계하기 위한 북한 내 권력자 간 대립도 강해질 것이다. 한반도 리스크를 키우는 상황이 펼쳐진다.

또한 한국의 대북 정책은 김 위원장의 일원화된 권력을 전제로 시행됐다. 지도자가 자리에 없다면 그동안 추진한 대북 정책, 군사합의, 경제협력 등도 모두 다시 시작해야 할 판이다. 무엇보다 핵을 두고 남ㆍ북ㆍ미 사이에 설정된 레드라인이 위태로워진다면 한반도의 불안정은 그 어느 때보다도 커진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한국인들의 입장에서는 북한의 독재 체제가 하루 빨리 무너지기를 바라면서도, 동시에 위험성 없이 현상유지를 원하는 딜레마에 처해 있다. 그리고 이 상황을 통해 알 수 있는 사실은, 최근 10년에 걸쳐 김정은이라는 지도자에게 동북아 세력균형의 한 축을 담당하는 나름의 역할이 주어졌다는 점일 것이다.

1980년대 이후 사회주의 국가들이 정치적 폐쇄성과 계획경제의 비효율이라는 이상 징후를 보일 무렵, 이들 국가의 지도자에게는 두 가지 선택지가 주어졌다. 먼저 전면적인 개혁 개방으로, 소련 고르바초프 서기장의 길이 있었다. 다음으로 정치는 그대로 둔 채 경제를 개방시키는 길로, 상대적으로 온건한 방법이 주어졌다.

두 번째 길을 택한 대표적인 인물이 중국의 덩샤오핑이다. 중국은 집단지도체제를 택하고 시장경제를 도입함으로써 다른 사회주의 국가의 연이은 붕괴에도 연착륙에 성공할 수 있었다.

큰 정치 정변 없이 중국을 시장경제의 궤도에 올려놓았던 덩샤오핑처럼, 김정은 위원장의 역할도 북한의 닫힌 문을 조금씩 열어젖히는 것이길 기대한다면 지나친 바람일까. 역사에 보이지 않는 원리가 있다면, 김정은이라는 독재자도 동북아 평화에 이르는 장기말의 하나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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