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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기자수첩] “아픈 게 죄는 아닌데…” 코로나19 주홍글씨
repoter : 유정하 기자 ( jjeongtori@naver.com ) 등록일 : 2020-04-24 18:36:55 · 공유일 : 2020-04-24 20:02:28


[아유경제=유정하 기자] 범죄자의 인권이 무척이나 중요했던 나라 대한민국에서 최근 인권 침해를 당하고 있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에 걸려 만천하에 동선이 공개되거나 확진자와의 접촉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지인ㆍ가족 등과 격리조치를 취해야 하는 사람들이 주인공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각 지자체에서 코로나19 확진자의 이동 동선을 공개한다. 인권 문제로 개인정보를 함부로 공개할 수 없는 세계 각국에서는 이러한 한국의 대처를 칭찬하고 있다. 의료계 전문가들 역시 이러한 조치 덕분에 확진자를 줄일 수 있었으며 앞으로도 확산 경로 차단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표하고 있지만, 코로나19 확진 후 완치된 당사자들은 상황이 다르다.

지자체나 애플리케이션에서 정보를 내려준다 해도, 이미 포털사이트나 뉴스, SNS 등으로 퍼진 자신의 동선과 개인정보 등은 직접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전염병에 걸렸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주홍글씨`의 낙인이 찍혀버린 셈이다.

또한 동선 공개는 사생활 침해 여지도 있다. 20대 여성 확진자가 새벽에 노래방에 간 것이 확인되자 누리꾼들은 "남자 도우미를 불러서 논 것이 아니냐"는 황당한 억측을 내놓기도 했다.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불륜 의심을 받은 남녀 확진자도 있다. 이런 사례에서 보듯 무조건적인 동선 공개는 사생활과 인권을 짓밟는 행위가 될 수도 있다.

양성 판정이 나오면 해당 환자의 이동 동선을 공개하는 이유는 같은 시간 해당 장소에 갔던 간접ㆍ밀접 접촉자들을 조사하고 더 이상의 확산을 막기 위함이다. 양성 환자가 본인의 동선을 비공개하거나 자가격리 조치를 어기고 이동하는 경우 확진자 발생률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해당 조치는 분명히 효과가 있는 방법이다. 하지만 피해자가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하루빨리 다른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보건당국은 지난 14일 지자체에 코로나19 확진자 동선 공개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나섰다. 환자 개인을 특정할 수 있는 거주지 세부 주소나 직장명 등을 비공개로 하고 동선 공개 날짜 범위도 증상 발생 하루 전부터 격리 일까지 제한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일반 시민들의 공포감은 커질 수 있는 조치지만 개인정보와 인권 측면에서 보면 올바른 방향으로 느껴진다.

인터넷이 무섭도록 발달한 정보화시대에 이미 찍혀버린 낙인을 지워내는 일은 쉽지 않아 보인다. 전염병에 걸린 것이 그 사람의 잘못은 아닌데 마치 그 사람의 잘못인 것처럼 비춰지기도 한다. 확진자에 대한 손가락질도, 동선 공개에 대한 비난 여론도 양쪽 모두 만만치 않다. 하지만 이 둘에는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모두가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것이다.

즉, 정부의 대처 방식에 국민들이 따라 나섰고 최근의 확진자 수는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는 형국이다. 누구나 코로나19 종식을 기다리고 있을 터이니, 바이러스가 완전히 없어진다면 정부에 대한 화살촉과 확진자에 대한 손가락을 내려놓아도 되지 않을까. 모두 함께 확진자 개인정보에 대한 기억도 지워준다면,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다시금 평화롭게 웃으며 여행하고 손잡고 나들이를 다닐 날이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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