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 가선 너무도 당연하게 맥주를 주문하고{물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여파로 여행지에서 맥주를 마신 기억이 가물가물하다는 게 함정이다.} 친구를 만나면 둘 사이엔 늘 술병이 함께한다. 쌓여가는 술병의 개수만큼이나 관계는 더욱 돈독해지는 듯하다. 그렇게 만남은 "술 한 잔 하자"로 시작해 "다신 술 안 마신다"는 터무니없는 다짐으로 끝나곤 한다.
이런 술 문화 발달에 큰 영향을 끼친 한 가지를 꼽자면 단연 과일소주다. 지금이야 `자몽에이슬`만 살아남은 듯 보이지만 사실 과일소주의 시초를 따지면 `순하리유자`다. 당시에는 허니버터칩 마냥 품귀현상을 빚을 정도였다. 술이 뭐라고, 맛있는 술을 맛보겠다고 술을 찾으러 다닌 민족이 바로 우리 민족이다.
그렇게 `순하리유자`가 인기를 끌자 주류회사에서 너나들이할 것 없이 과일 소주를 내놓았다. 술집 메뉴판에는 점점 많은 종류의 소주가 적혀나갔다. 심지어는 테이블에 붙어있는 주문 벨에 술의 종류가 쓰여있는 술집도 등장했다. 그야말로 `배스킨라빈술`을 보는 느낌이었다. 자몽을 누르면 자몽을, 후레쉬를 누르면 후레쉬를 든 직원이 달려왔다. 재미있었다.
그러다 보니 소주에도 취향이 생겨났다. 효리는 자몽, 태연이는 사과, 지은이는 생맥주, 은우는 진로, 정석이는 오리지널. 모두의 소주 취향이 달랐다. 테이블의 풍경도 달라졌다. 각자가 좋아하는 술을 각자 앞에 놓고 마시거나 지인에게 술을 맞춰주는 등 술 문화가 변했다.
방송에서 술 마시는 장면이 적나라하게 등장하는 것도 술 문화 발전에 한몫했다. 예전만 해도 소주는 물론 맥주조차 볼 수 없었던 TV에 술 마시는 장면이 등장하기 시작한 건 얼마 되지 않은 일이다. 여행 예능이 유행일 때는 `나도 해외여행 가서 맥주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늘 들었고, 실제로 여행에 가면 하루도 빼놓지 않고 맥주를 마셨다. 심지어는 `인생술집`과 같이 실제로 술을 마시면서 취중진담을 나누는 예능도 있었다. 그렇게 술은 우리 삶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됐다.
개인 양조장을 가진 막걸리집부터 수제맥주집, 다양한 국가의 생맥주를 파는 펍 등 술집의 종류도 무척이나 다양해졌다. 기자 같은 애주가에겐 골라 먹는 재미에 골라 가는 재미까지 더해져서 행복하지만, 사실 술이 일상생활에 너무 깊숙이 들어오는 현상에 대해선 고찰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바다.
우선, 매체에서 술을 너무 가볍게 다루다 보니 술이 건강에 끼치는 해로움과 술로 인한 사회 문제는 가려지는 듯하다. 무척 위험하고 무서운 일이지만 무섭도록 흔하게 이뤄지는 음주운전부터, "기억이 안 난다" 한 마디면 중범죄도 감형되는 기이한 현상까지. 전부 술이 문제다. 게다가 술이 가볍게 여겨지기 시작하면 청소년들도 술이 별것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게 되므로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또한 취하려고 마시는 건 맞다만, "술은 취하려고 마시는 거지"란 말이 유행하면서부터 취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많이 사라져 폭음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물론 `적당히`가 제일 힘들다지만 아무리 맛있는 술이 많아졌다 하더라도 요즈음의 우리에겐 `적당히` 마시는 태도가 필요해 보인다.
맛도 없고, 쓰기만 하고, 선배가 주면 억지로 마셔야만 했던 술이, 취향 따라 맛있게 즐겁게 골라 마실 수 있는 시대가 온 건 너무나도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모든 만남이 술로 시작해 술로 끝나고, 모든 사건과 사고에 술이 곁들여있는 사회는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는다. 달달하던 과일소주의 인기가 다시금 레트로 소주로 옮겨간 걸 보면, 달달한 맛에 과하게 취하는 현상을 본능적으로 피하려는 사람들의 행동 때문이 아닐까 싶다.
비가 오니 술 한 잔 하고 싶은 날이지만, `생활 속 거리두기`를 위해 술과도 잠시 거리를 둬보려 한다. 코로나19 종식되면 "우리 가볍게 술 한잔해요."
[아유경제=유정하 기자] 고달픈 인생사에서 한 잔의 술은 결코 빼놓을 수 없는 동반자다.
여행에 가선 너무도 당연하게 맥주를 주문하고{물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여파로 여행지에서 맥주를 마신 기억이 가물가물하다는 게 함정이다.} 친구를 만나면 둘 사이엔 늘 술병이 함께한다. 쌓여가는 술병의 개수만큼이나 관계는 더욱 돈독해지는 듯하다. 그렇게 만남은 "술 한 잔 하자"로 시작해 "다신 술 안 마신다"는 터무니없는 다짐으로 끝나곤 한다.
이런 술 문화 발달에 큰 영향을 끼친 한 가지를 꼽자면 단연 과일소주다. 지금이야 `자몽에이슬`만 살아남은 듯 보이지만 사실 과일소주의 시초를 따지면 `순하리유자`다. 당시에는 허니버터칩 마냥 품귀현상을 빚을 정도였다. 술이 뭐라고, 맛있는 술을 맛보겠다고 술을 찾으러 다닌 민족이 바로 우리 민족이다.
그렇게 `순하리유자`가 인기를 끌자 주류회사에서 너나들이할 것 없이 과일 소주를 내놓았다. 술집 메뉴판에는 점점 많은 종류의 소주가 적혀나갔다. 심지어는 테이블에 붙어있는 주문 벨에 술의 종류가 쓰여있는 술집도 등장했다. 그야말로 `배스킨라빈술`을 보는 느낌이었다. 자몽을 누르면 자몽을, 후레쉬를 누르면 후레쉬를 든 직원이 달려왔다. 재미있었다.
그러다 보니 소주에도 취향이 생겨났다. 효리는 자몽, 태연이는 사과, 지은이는 생맥주, 은우는 진로, 정석이는 오리지널. 모두의 소주 취향이 달랐다. 테이블의 풍경도 달라졌다. 각자가 좋아하는 술을 각자 앞에 놓고 마시거나 지인에게 술을 맞춰주는 등 술 문화가 변했다.
방송에서 술 마시는 장면이 적나라하게 등장하는 것도 술 문화 발전에 한몫했다. 예전만 해도 소주는 물론 맥주조차 볼 수 없었던 TV에 술 마시는 장면이 등장하기 시작한 건 얼마 되지 않은 일이다. 여행 예능이 유행일 때는 `나도 해외여행 가서 맥주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늘 들었고, 실제로 여행에 가면 하루도 빼놓지 않고 맥주를 마셨다. 심지어는 `인생술집`과 같이 실제로 술을 마시면서 취중진담을 나누는 예능도 있었다. 그렇게 술은 우리 삶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됐다.
개인 양조장을 가진 막걸리집부터 수제맥주집, 다양한 국가의 생맥주를 파는 펍 등 술집의 종류도 무척이나 다양해졌다. 기자 같은 애주가에겐 골라 먹는 재미에 골라 가는 재미까지 더해져서 행복하지만, 사실 술이 일상생활에 너무 깊숙이 들어오는 현상에 대해선 고찰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바다.
우선, 매체에서 술을 너무 가볍게 다루다 보니 술이 건강에 끼치는 해로움과 술로 인한 사회 문제는 가려지는 듯하다. 무척 위험하고 무서운 일이지만 무섭도록 흔하게 이뤄지는 음주운전부터, "기억이 안 난다" 한 마디면 중범죄도 감형되는 기이한 현상까지. 전부 술이 문제다. 게다가 술이 가볍게 여겨지기 시작하면 청소년들도 술이 별것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게 되므로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또한 취하려고 마시는 건 맞다만, "술은 취하려고 마시는 거지"란 말이 유행하면서부터 취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많이 사라져 폭음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물론 `적당히`가 제일 힘들다지만 아무리 맛있는 술이 많아졌다 하더라도 요즈음의 우리에겐 `적당히` 마시는 태도가 필요해 보인다.
맛도 없고, 쓰기만 하고, 선배가 주면 억지로 마셔야만 했던 술이, 취향 따라 맛있게 즐겁게 골라 마실 수 있는 시대가 온 건 너무나도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모든 만남이 술로 시작해 술로 끝나고, 모든 사건과 사고에 술이 곁들여있는 사회는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는다. 달달하던 과일소주의 인기가 다시금 레트로 소주로 옮겨간 걸 보면, 달달한 맛에 과하게 취하는 현상을 본능적으로 피하려는 사람들의 행동 때문이 아닐까 싶다.
비가 오니 술 한 잔 하고 싶은 날이지만, `생활 속 거리두기`를 위해 술과도 잠시 거리를 둬보려 한다. 코로나19 종식되면 "우리 가볍게 술 한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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