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유경제=고상우 기자] `소설가 친구와는 날씨 얘기 외에는 나누지 말라`는 농담을 들은 적이 있다. 소설가는 자신의 경험을 재료로 소설을 쓰기 마련이므로, 자신과의 경험 역시 언제 어떻게 소설의 소재가 될지 모른다는 뜻이다.
최근 지인과 나눈 사적 대화 내용을 소설에 인용해 논란을 빚은 김봉곤 작가의 사례는 문학이 지켜야 할 윤리에 대한 중요한 문제를 제기한다. 지난 10일 한 여성은 자신이 김 작가의 소설 `그런 생활`에 등장하는 특정 인물이라고 밝히며, 자신과 나눈 성적 대화가 해당 소설에 그대로 인용돼 사생활 노출 피해를 받았음을 호소했다.
또한 그의 작품들이 동성애를 주제로 삼았다는 점에서 `아웃팅 논란`도 불거졌다. 한 남성은 김 작가의 다른 소설 `여름, 스피드`에 동의 없이 자신이 등장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름을 제외한 대부분의 요소들이 소설 속에 적시돼 자신의 성 정체성이 공개됐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결국 김 작가는 이번 사건에 대해 사과하고 문제가 된 소설로 받은 젊은작가상을 반납했다.
동성애를 다루는 퀴어 문학은 이성애 중심 사회에서 가려진 성소수자의 모습을 그려내고 다양한 삶의 형태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최근 문학계의 큰 관심을 받았다. 실제로 제 11회 젊은작가상에 선정된 작품들의 상당수는 성소수자, 여성주의, 낙태 등 기존의 문학에서 배제된 모습을 그려내 젊은 독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이러한 배경을 감안할 때, 이번 사건은 비주류적 삶을 복권시키기 위한 문학적 시도가 오히려 소수자의 사생활을 동의 없이 드러냄으로써 피해를 유발하는 아이러니를 보여준다. 당사자의 입장이 배제된 이번 사건은 소수자를 위한 문학적 작업이 더욱 섬세하게 이뤄져야 함을 시사한다.
또한 자신의 실제 경험을 그대로 작품에 반영하는 것이 윤리적으로 타당한가에 대한 질문도 제기된다. 자신의 생애나 체험을 소재로 한 소설 기법인 `오토픽션(Autofiction)`이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
작가가 주위에 있는 실제 인물을 모티브로 가상의 인물을 만들어낼 때, 대개 그 인물을 그대로 묘사하기보다는 문학적으로 형상화하는 작업을 거친다. 작가의 문학적 목표를 위해 의도적으로 고안한 인물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익명성 보장이라는 측면에서도 이 같은 작업은 중요하다.
작가에게 친구란 자신의 영감을 북돋아준다는 점에서 매우 소중한 존재다. 그들이 자칫 자신의 사생활이 노출될까 두려워하는 입장에 처해선 안 된다. 작가라면 이 같은 소중한 예술적 제보자들의 신변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
[아유경제=고상우 기자] `소설가 친구와는 날씨 얘기 외에는 나누지 말라`는 농담을 들은 적이 있다. 소설가는 자신의 경험을 재료로 소설을 쓰기 마련이므로, 자신과의 경험 역시 언제 어떻게 소설의 소재가 될지 모른다는 뜻이다.
최근 지인과 나눈 사적 대화 내용을 소설에 인용해 논란을 빚은 김봉곤 작가의 사례는 문학이 지켜야 할 윤리에 대한 중요한 문제를 제기한다. 지난 10일 한 여성은 자신이 김 작가의 소설 `그런 생활`에 등장하는 특정 인물이라고 밝히며, 자신과 나눈 성적 대화가 해당 소설에 그대로 인용돼 사생활 노출 피해를 받았음을 호소했다.
또한 그의 작품들이 동성애를 주제로 삼았다는 점에서 `아웃팅 논란`도 불거졌다. 한 남성은 김 작가의 다른 소설 `여름, 스피드`에 동의 없이 자신이 등장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름을 제외한 대부분의 요소들이 소설 속에 적시돼 자신의 성 정체성이 공개됐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결국 김 작가는 이번 사건에 대해 사과하고 문제가 된 소설로 받은 젊은작가상을 반납했다.
동성애를 다루는 퀴어 문학은 이성애 중심 사회에서 가려진 성소수자의 모습을 그려내고 다양한 삶의 형태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최근 문학계의 큰 관심을 받았다. 실제로 제 11회 젊은작가상에 선정된 작품들의 상당수는 성소수자, 여성주의, 낙태 등 기존의 문학에서 배제된 모습을 그려내 젊은 독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이러한 배경을 감안할 때, 이번 사건은 비주류적 삶을 복권시키기 위한 문학적 시도가 오히려 소수자의 사생활을 동의 없이 드러냄으로써 피해를 유발하는 아이러니를 보여준다. 당사자의 입장이 배제된 이번 사건은 소수자를 위한 문학적 작업이 더욱 섬세하게 이뤄져야 함을 시사한다.
또한 자신의 실제 경험을 그대로 작품에 반영하는 것이 윤리적으로 타당한가에 대한 질문도 제기된다. 자신의 생애나 체험을 소재로 한 소설 기법인 `오토픽션(Autofiction)`이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
작가가 주위에 있는 실제 인물을 모티브로 가상의 인물을 만들어낼 때, 대개 그 인물을 그대로 묘사하기보다는 문학적으로 형상화하는 작업을 거친다. 작가의 문학적 목표를 위해 의도적으로 고안한 인물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익명성 보장이라는 측면에서도 이 같은 작업은 중요하다.
작가에게 친구란 자신의 영감을 북돋아준다는 점에서 매우 소중한 존재다. 그들이 자칫 자신의 사생활이 노출될까 두려워하는 입장에 처해선 안 된다. 작가라면 이 같은 소중한 예술적 제보자들의 신변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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