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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기자수첩] ‘권고’에 그친 택배기사 과로방지 대책
repoter : 김필중 기자 ( kpj11@naver.com ) 등록일 : 2020-11-13 19:16:36 · 공유일 : 2020-11-13 20:02:21


[아유경제=김필중 기자] 지난 12일 정부가 택배기사 과로방지 대책을 내놨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로 배송 물량이 급증하면서 올해에만 10여 명의 택배노동자들이 과로사로 목숨을 잃는 사고가 잇달아 발생하자 이를 막기 위한 대책을 마련한 것이다.

정부는 택배사별로 여건을 고려해 하루 최대 작업시간을 규정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분류, 집화, 배송에 들어가는 시간을 하루에 10시간으로 정하는 방식이다. 물량이 많이 발생하면 택배기사 요구로 물량을 축소하거나 배송 구역을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체계도 만들기로 했다.

이와 함께 주간 택배기사의 오후 10시 이후 심야배송 제한을 권고하기로 했다. 식품 등 신선도 유지가 필요한 생물 제품만 예외적으로 심야배송을 허용하고, 나머지 물품은 오후 10시 기준 지연배송으로 처리하는 방식이다. 또 노사 협의를 통해 택배기사의 토요휴무제 등 주 5일제 도입을 유도하기로 했다.

정부가 택배노동자 보호에 나선 것은 늦은 감이 있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이번 대책을 노사 자율 합의에 맡긴 데다 대책을 지키지 않아도 강제할 수 있는 수단이 없는 만큼 실효성 논란도 제기된다. 상당수 내용이 강제성이 없고 `권고`와 `유도` 수준에 그쳤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곧 이해관계자로 구성된 `택배기사 과로방지 대책 협의회`를 구성해 후속 논의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택배업계의 사업자, 종사자는 물론 소비자, 대형 화주, 국회, 정부,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협의회를 오는 12월 중으로 구성해 추가로 택배업계의 쟁점 및 대책에 관한 과제들을 다룰 것으로 보인다.

특히 택배비 인상 방안을 사회적 논의를 거친 뒤 내년에 마련키로 했다. 택배기사 작업시간이 줄면 택배기사 수입이 줄어드는 만큼 택배기사 처우를 개선하려면 택배비나 택배기사 배송수수료를 올려야 한다. 택배비는 18년 전인 2002년 건당 평균 3265원에서 작년 2269원으로 낮아졌고, 택배기사가 받는 수수료도 같은 기간 1200원에서 800원으로 줄었다.

이번 대책으로 택배업계의 병폐가 조금이나마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택배기사의 처우가 근본적으로 개선되려면 택배단가 현실화 등 가격구조 개선이 불가피하다. 최근 국민권익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택배 종사자의 처우 개선을 위해 배송 지연이나 택배비 인상에 동의한다는 시민들의 응답이 70% 이상으로 나타났다. 오는 12월 구성되는 `택배기사 과로방지대책 협의회`에서 가격구조 개선을 포함한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논의가 이뤄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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