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유경제=고상우 기자] 멕시코 칸쿤에 있는 친구로부터 `최근 서울시의 한 빌라를 매입했다`는 전화가 왔다. 수도권 집값이 너무 뛰기 전에 내린 결정이라고 한다. 자신의 돈에 더해 가족에게도 도움을 받고 은행 대출도 받아 겨우 마련했다고 한다. 이후 각종 부동산 시세와 관련 정보를 물으며 귀국 후 계획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지난해까지 서울 용산구에서 전세로 거주하던 이 친구는 직장을 그만둔 뒤 올해 초 훌쩍 외국으로 떠났다. 남부와 동부유럽을 거쳐 지금은 중남미 대륙까지 여행하면서 유튜브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성공 가능성이 낮은 일이었고, 지금도 큰 반향은 없는 채널이다. 그러나 새로운 도전을 한 데에는 `한국에서 일을 계속 하더라도 자력으로 집을 마련하긴 힘들다`는 그 나름의 판단이 서 있었다. 그에게는 일종의 사업 개척이었던 셈이다.
장기 여행 중인 친구에게 오랜만에 연락이 온 것도 반가웠지만, 안부에 앞서 귀국 후 어디서 어떻게 살게 될지를 먼저 걱정하는 점이 기억에 남았다. 여행은 즐겁다고 하면서도, 한편으로 나중에 감내해야 할 경제적 문제를 고민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대화를 마친 뒤 그가 올린 유튜브 영상에 조용히 `좋아요` 버튼을 눌러주는 것으로 위로를 대신했다.
집은 `사는 것`이 아니라 `사는 곳`이라고들 흔히 얘기한다. 이 말은 인문학적 접근일 수는 있으나 경제학적 접근은 아니다. 주택도 엄연한 재화이고, 그 중에서도 개인의 재산에서 가장 큰 부분을 구성하는 재화다. 서울시에 직장을 잡은 이들이 주거지를 얻지 못해 경기권에 산다면 왕복 4시간에 육박하는 출퇴근을 매일같이 감당해야 한다. 이들에게 `집에 집착 말라`며 삶의 자세를 운운하는 것은 크나큰 무례다.
공교롭게도 오늘(11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이 통계 작성 8년 7개월 만에 최고치로 올랐다는 소식이 더해진다. `영혼까지 끌어 모아 내 집 마련`에 몰두하는 이들을 나무랄 수만은 없는 분위기다. 지금 사 두지 않으면 영영 서울시에 지낼 수 없다는 불안감은 이미 젊은 세대에 깊게 각인돼 있다.
주택 미 보유자는 주택값이 급격히 오르는 것에 불안해하고, 보유자는 거품이 꺼져 급격히 떨어질 것에 불안해한다. 수도권에 충분한 주택이 공급됐다면, 그래서 예상 범위 안에서 완만하게 주택가가 오르내린다면 지금과 같은 곤경은 덜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소망을 비웃기라도 하듯, 지금도 전세는 줄고 도시개발에는 소식이 없으며 집값은 방향을 잃은 채 폭등하고 있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그 친구가 건강하게 여행을 마치길 바란다. 그리고 이보다 더 큰 마음으로, 한국에 돌아왔을 때 서울시 어딘가에서 무사히 살아내기를 바란다.
[아유경제=고상우 기자] 멕시코 칸쿤에 있는 친구로부터 `최근 서울시의 한 빌라를 매입했다`는 전화가 왔다. 수도권 집값이 너무 뛰기 전에 내린 결정이라고 한다. 자신의 돈에 더해 가족에게도 도움을 받고 은행 대출도 받아 겨우 마련했다고 한다. 이후 각종 부동산 시세와 관련 정보를 물으며 귀국 후 계획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지난해까지 서울 용산구에서 전세로 거주하던 이 친구는 직장을 그만둔 뒤 올해 초 훌쩍 외국으로 떠났다. 남부와 동부유럽을 거쳐 지금은 중남미 대륙까지 여행하면서 유튜브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성공 가능성이 낮은 일이었고, 지금도 큰 반향은 없는 채널이다. 그러나 새로운 도전을 한 데에는 `한국에서 일을 계속 하더라도 자력으로 집을 마련하긴 힘들다`는 그 나름의 판단이 서 있었다. 그에게는 일종의 사업 개척이었던 셈이다.
장기 여행 중인 친구에게 오랜만에 연락이 온 것도 반가웠지만, 안부에 앞서 귀국 후 어디서 어떻게 살게 될지를 먼저 걱정하는 점이 기억에 남았다. 여행은 즐겁다고 하면서도, 한편으로 나중에 감내해야 할 경제적 문제를 고민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대화를 마친 뒤 그가 올린 유튜브 영상에 조용히 `좋아요` 버튼을 눌러주는 것으로 위로를 대신했다.
집은 `사는 것`이 아니라 `사는 곳`이라고들 흔히 얘기한다. 이 말은 인문학적 접근일 수는 있으나 경제학적 접근은 아니다. 주택도 엄연한 재화이고, 그 중에서도 개인의 재산에서 가장 큰 부분을 구성하는 재화다. 서울시에 직장을 잡은 이들이 주거지를 얻지 못해 경기권에 산다면 왕복 4시간에 육박하는 출퇴근을 매일같이 감당해야 한다. 이들에게 `집에 집착 말라`며 삶의 자세를 운운하는 것은 크나큰 무례다.
공교롭게도 오늘(11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이 통계 작성 8년 7개월 만에 최고치로 올랐다는 소식이 더해진다. `영혼까지 끌어 모아 내 집 마련`에 몰두하는 이들을 나무랄 수만은 없는 분위기다. 지금 사 두지 않으면 영영 서울시에 지낼 수 없다는 불안감은 이미 젊은 세대에 깊게 각인돼 있다.
주택 미 보유자는 주택값이 급격히 오르는 것에 불안해하고, 보유자는 거품이 꺼져 급격히 떨어질 것에 불안해한다. 수도권에 충분한 주택이 공급됐다면, 그래서 예상 범위 안에서 완만하게 주택가가 오르내린다면 지금과 같은 곤경은 덜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소망을 비웃기라도 하듯, 지금도 전세는 줄고 도시개발에는 소식이 없으며 집값은 방향을 잃은 채 폭등하고 있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그 친구가 건강하게 여행을 마치길 바란다. 그리고 이보다 더 큰 마음으로, 한국에 돌아왔을 때 서울시 어딘가에서 무사히 살아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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