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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기자수첩] 남북철도와 해저터널, 정치가 낳은 환상일 뿐
repoter : 고상우 기자 ( gotengja@naver.com ) 등록일 : 2021-02-05 17:29:56 · 공유일 : 2021-02-05 20:02:34


[아유경제=고상우 기자] 정치권에서 두 개의 대공사가 거론된다. 남북 고속철도와 한일 해저터널이 그것이다. 여야가 제시한 두 사업은 한국을 각각 유라시아와 일본이라는 거대한 경제망과 서로 잇는 것을 목표로 내걸고 있다.

이러한 목표가 `청사진`인지 `신기루`인지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두 안 모두 실현 가능성 없이 국면 전환용으로 제시된다는 점에서 후자에 가까워보인다.

먼저 한일 해저터널은 거대한 공사 규모에 비해 지리적 의의는 크지 않다. 70년 넘게 단절됐던 휴전선 하에서, 한일 해저터널은 대륙과 섬을 연결하는 길이 될 수 없다. 단지 한반도 남부 섬과 큐슈 섬만을 연결할 뿐이다.

또한 막대한 공사비에 비해 경제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것 역시 수십 년간 이 계획을 실행하지 못한 이유였다. 철도운송보다 해운이 경제적인 지금의 상황에서는 해저터널이 놓인다 하더라도 여전히 부산항을 통해 무역이 이뤄질 확률이 높다. 설령 해저터널이 경제성을 갖춘다 하더라도 부산항은 같은 이유로 고사할 것이다.

남북 고속철도는 더욱 요원하다. 유엔 대북제재 문제가 여전히 남아있고,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도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다. 따라서 국제 정세 변화에 따라 언제든 중지되거나 무산될 수 있는 계획이다.

더군다나 남북연락사무소가 폭파된 전례를 볼 때, 이보다 훨씬 규모가 큰 철도 사업이 북한의 변덕으로 언제든 중지될 수 있다는 점은 이 사업의 위험성을 더욱 높인다. 단순히 한국민의 의지만으로 200만 명의 병력이 대치하고 있는 경계선을 가로질러 철도를 놓는다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두 시나리오 모두 단기간에 실현되기 어렵다. 당장 해결해야 할 가까운 의제는 동남권의 가덕도 신공항 건설 문제다. 지역 경제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지, 국가적으로 봤을 때 중복투자인지 반드시 검토가 필요하다. 공항 건설만 해도 막대한 재정과 정확한 손익 계산을 요하는 큰 프로젝트다. 그런데 이보다도 훨씬 거대하고 변수가 많은 공사들을 가져와 동남권 시민들의 환심을 사려는 시도는 현재의 논점을 흐릴 뿐이다.

결국 남북 고속철도와 한일 해저터널은 재보궐선거가 열리는 부산광역시에서 부산시민들의 민심을 잡기 위해 정치적으로 제시된 환상에 불과하다. 여기에 한국의 지정학적 위치가 더해져 갈등은 증폭된다. 일본을 잇겠다고 하면 `친일`, 북한을 잇겠다고 하면 `친북`으로 몰린다. 실제로 이을 수 있는 건 아무 곳도 없는데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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