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뉴스

경제 > 생활경제
기사원문 바로가기
[아유경제_기자수첩] 윤석열의 부상, 독단에 균열을 내다
repoter : 고상우 기자 ( gotengja@naver.com ) 등록일 : 2021-03-12 17:31:36 · 공유일 : 2021-03-12 20:02:07


[아유경제=고상우 기자] 2019년 9월 서울에서 열린 서초동 집회에 나갔던 적이 있다. 친문 성향인 가까운 선배의 권유에 이끌려 마지못해 나가게 됐다. 여러 인파 속에서 선배는 `조국 수호`와 `윤석열 규탄`이라는 구호를 자못 비장한 목소리로 외쳤다.

모인 사람들은 정부를 지지하고 검찰 개혁을 요구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개혁 대상이라는 검찰총장도 행정부의 수장이 임명한 것 아닌가. 돌아가는 상황이 잘 이해되지 않던 나는 능청을 곁들여 외쳐봤다. "검찰총장 임명한 사람 누구야? 그 위에 임명한 사람도 나오라 그래" 선배는 날 황급히 말렸고, 그 후로 그가 나를 집회에 부르는 일은 없었다.

이후 약 1년 6개월 간 검찰과 관련해 전개된 정국은 주지하는 바다. 두 명의 법무부 장관이 교체되면서까지 현 정부와 대립이 이어진 끝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결국 사임을 밝혔고, 그 직후 지지율이 급상승하는 중이다. 윤 전 총장의 정계 진출과 관련해 결정된 바는 없지만, 그를 지지하는 `제 3지대` 여론이 크게 확대된 것은 분명하다.

윤 전 총장의 부상이 상징하는 것은 무엇인가. 현 정권에 보내는 불신임이다. 조국 전 장관 논란, 추미애 전 장관이 지시한 직무배제 사태는 폐단을 고수하는 쪽이 어디인지를 국민들에게 확실히 각인시켰다. 문재인 정부는 원칙을 세우겠다고 공언했지만, 현실은 이 둘이 양립할 수 없다는 결과만을 보였다. 현 정권은 윤 전 총장을 감당하지 못한 것이다. 희극으로 끝난 서초동 집회에서 이미 이와 같은 결말을 이미 내포하고 있었다.

여권 지지자들은 지금이라도 스스로를 돌아봐야 할 때다. 개혁 세력이라고 믿는 자신들이 옹호하는 것은 법과 정의인가. 아니면 자신들만이 정의롭고 나머지 모든 이들은 그렇지 않으리라는 독단인가. 오늘날 나타나는 `윤석열 현상`은 이 같은 독단에 균열을 내고 있다.

이 같은 현실을 애써 외면할 수는 있을 것이다. 특히 최근 1년 간의 `재난 극복의 서사`가 향후 더불어민주당의 집권 가능성을 높여줄 것이다. 그러나 자신들이 세운 원칙을 스스로 무너뜨렸다는 점은 좌도 우도 아닌 많은 이들에게 크나큰 불신으로 남게 될 것이다. 산업화의 공로를 인정받은 보수 세력이 어떻게 무너졌는지 다시금 되새길 필요가 있다.

ⓒ AU경제(http://www.areyou.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무료유료
스크랩하기 공유받기O 신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