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뉴스

경제 > 생활경제
기사원문 바로가기
[아유경제_기자수첩] 브레이브 걸스가 보여주는 희망
repoter : 고상우 기자 ( gotengja@naver.com ) 등록일 : 2021-03-19 18:00:24 · 공유일 : 2021-03-19 20:02:02


[아유경제=고상우 기자] 얼마 전까지도 무명 걸그룹이었던 브레이브 걸스가 국내 음원 차트를 석권했다. 무려 4년 전인 2017년 발매한 음원 `롤린(Rollin)`이 지난 11일부터 벅스, 지니, 플로, 멜론 차트에서 동시에 정상에 오르며 `역주행`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의 성공에는 군 장병들의 큰 지지가 바탕에 있었다. 익히 알려져 있듯 군 위문 공연은 경제적으로 그리 이득이 되지 않는다. 산간 부대, 서해 5도와 같은 격오지에 공연을 가는 것은 왕복 비용이나 부담이 매우 크다. 그럼에도 언제나 밝은 표정으로 최선을 다해 위문 공연에 임했던 모습이 알려지면서 브레이브 걸스의 존재가 재조명됐다. 지금껏 많은 `군통령`들이 있었지만 지금의 유래 없는 호응이 이어질 수 있었던 데에는 이러한 꾸준함이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 그룹의 스토리 또한 매우 인상 깊다. 멤버들이 해체를 논의한 바로 다음날 유튜브에 이들의 군부대에서의 인기를 보여주는 영상이 화제에 올랐다. 꾸준히 쌓아온 노력과 성실함을 대중들이 알아본 것이다.

군인과 예비역을 넘어 많은 이들이 브레이브 걸스의 성공을 자신의 일처럼 반가워하고 있다. 여기에는 `한 번 버스를 놓치면 다시 탈 수 없다`는 법칙이 작용하는 한국 사회에서 이들의 존재가 공감대를 형성한 듯하다.

견고한 연공서열제 하에서 1년 늦게 입사한 사원은 직장 생활 내내 그 격차를 따라잡을 수가 없다. 입사자가 그럴진데, 하물며 취업이 늦어지는 이들은 매 해마다 벌어지는 격차를 의식하며 힘들어한다. 여기에 늘어가는 나이 탓에 취업의 가능성도 그만큼 멀어진다. 연공서열의 바깥에 있는 이들은 지나가는 매 해가 고통스럽다.

주식과 부동산 같은 투자의 영역은 더욱 진입장벽이 높다. 자산 증식의 막차에 타지 못한 이들에게 내 집 마련은 환상에 불과하다. 이같은 상황에서 브레이브 걸스의 녹록치 않았던 긴 무명 기간은 많은 수용자들에게 마치 자신의 이야기처럼 느껴졌을 것이다.

이 같은 맥락에서 브레이브 걸스의 신드롬이 군대에서 처음 부각된 점도 짚어볼 만하다. 많은 군필자들이 성적인 매력과는 별개로 브레이브 걸스에 동지애와 같은 응원을 보낸다. `잘 안 풀리는` 걸그룹과, 폐쇄적인 공간에서 고된 시간을 보내는 군인들 사이에서 동병상련의 심정이 오갔던 것이다.

많은 젊은이들이 규격화된 성공 도식을 밟아 나가야 한다는 의무감에 힘들어 한다. 그 경로에서 뒤쳐지는 순간 실패로 떨어질 것이라는 불안감이 자신을 괴롭힌다. 브레이브 걸스의 역주행은 이러한 상황에 큰 위안을 준다. 한 자리를 꾸준히 지키며 매일 최선을 다한다면 언젠가 알아주는 이가 있다는 희망을 이들은 보여주고 있다.

ⓒ AU경제(http://www.areyou.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무료유료
스크랩하기 공유받기O 신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