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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오피니언] 수용재결절차 없이 주거이전비 공탁만으로 건물 인도를 구할 수 있을까
repoter : 이재현 변호사 ( koreaareyou@naver.com ) 등록일 : 2022-12-22 09:20:43 · 공유일 : 2022-12-22 13:02:01


1. 사실관계

가. 원고는 경기 수원시 소재 한 재개발 정비사업조합(이하 조합)이고, 피고는 위 정비구역 안에 있는 건물의 소유자 겸 거주자이다.

나. 원고는 2009년 5월 25일 정비구역 지정이 결정된 후, 2009년 9월 28일 조합설립인가를, 2015년 12월 31일 사업시행인가를 받았으며, 수원시장은 2015년 12월 31일 인가된 사업시행계획을 고시했다. 원고는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2016년 6월 8일~7월 22일까지 조합원 분양신청을 받고(이하 1차 분양신청절차), 2016년 7월 23일~8월 11일까지 조합원 추가 분양신청을 받았으나(이하 2차 분양신청절차), 피고는 해당 기간에 분양신청을 하지 않았다.

다. 원고는 2017년 8월 2일 관리처분인가를 받았고, 수원시장은 2017년 8월 2일 인가된 관리처분계획을 고시했다. 이 사건 관리처분계획에 의하면 피고는 분양신청 기간 내에 분양신청을 하지 않았음을 이유로 분양대상자에서 제외돼 현금청산대상자로 분류됐다. 피고는 2017년 3월 17일 원고에게 이 사건 건물 등에 관한 수용재결 신청을 청구했고, 위 청구에 따라 원고는 2017년 5월 12일 경기도지방토지수용위원회에 수용재결 신청을 했으며, 경기도지방토지수용위원회는 2018년 6월 11일 수용개시일을 2018년 7월 26일로 정해 이 사건 건물 등에 관해 수용재결을 했다.

라. 원고는 제1심 소송 계속 중 피고를 피공탁자로 지정해 2018년 7월 19일 이 사건 수용재결에서 결정한 4억5632만2130원을 공탁하는 한편, 2019년 5월 21일 이주정착금, 주거이전비, 이사비 합계 1437만3580원을 추가로 공탁했다(이하 위 3가지 항목을 통칭 주거이전비 등).

2. 피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와 주거이전비 등에 관한 협의나 재결절차를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임의로 산정한 주거이전비 등을 공탁했으므로 위 공탁은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이하 토지보상법)」상 적법한 공탁이 아니고, 이러한 손실보상절차 없이 이뤄진 원고의 건물인도청구는 이유 없다.

3. 판결 요지(대법원 2021다310088 판결)

가.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2017년 2월 8일 법률 제14567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ㆍ이하 구 도시정비법)」 제49조제6항은 `관리처분인가 고시가 있은 때에는 종전의 토지 또는 건축물의 소유자ㆍ지상권자ㆍ전세권자ㆍ임차권자 등 권리자는 제54조의 규정에 의한 이전의 고시가 있은 날까지 종전의 토지 또는 건축물에 대해 이를 사용하거나 수익할 수 없다. 다만 사업시행자의 동의를 받거나 제40조 및 토지보상법에 따른 손실보상이 완료되지 않은 권리자의 경우에는 그러하지 않다`고 정한다. 토지보상법 제78조 등에서 정한 주거이전비 등은 구 도시정비법 제49조제6항 단서의 `토지보상법에 따른 손실보상`에 해당한다. 재개발사업의 사업시행자가 공사에 착수하기 위해 현금청산대상자나 세입자로부터 정비구역 내 토지 또는 건축물을 인도받으려면 협의나 재결절차 등에 따라 결정되는 주거이전비 등도 지급할 것이 요구된다(대법원 2021년 6월 30일 선고ㆍ2019다207813 판결).

나. 주거이전비 등은 토지보상법 제78조와 관계 법령에서 정하는 요건을 충족하면 당연히 발생하고 그에 관한 보상청구소송은 「행정소송법」 제3조제2호에서 정하는 당사자소송으로 해야 한다(대법원 2008년 5월 29일 선고ㆍ2007다8129 판결). 사업시행자는 협의나 재결절차를 거칠 필요 없이 현금청산대상자나 세입자에게 주거이전비 등을 직접 지급하거나 현금청산대상자나 세입자가 받지 않거나 받을 수 없을 때는 「민법」 제487조에 따라 변제 공탁을 할 수도 있다. 재개발사업의 사업시행자가 관리처분인가 고시 후 현금청산대상자나 세입자에 대해 토지나 건축물에 관한 인도청구의 소를 제기하고 현금청산대상자나 세입자가 그 소송에서 주거이전비 등에 대한 손실보상을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인도를 거절하는 항변을 하는 경우, 이를 심리하는 법원은 사업시행자가 협의나 재결절차를 거치지 않더라도 주거이전비 등을 지급했거나 공탁했다는 사정을 인정할 수 있으면 주거이전비 등의 지급절차가 선행됐다고 보아 사업시행자의 인도청구를 인정할 수 있다.

다. 이처럼, 원고는 법령에서 정한 요건을 충족한 주거이전비 등을 공탁했으므로 협의나 재결을 거치지 않았더라도 주거이전비 등에 관한 손실보상을 완료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건물을 인도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가. 대법원은 2021년 판결에서 재개발사업의 사업시행자가 공사에 착수하기 위해 현금청산대상자나 세입자로부터 정비구역 내 토지 또는 건축물을 인도받기 위해서는 주거이전비 등을 선이행해야 한다는 취지로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2021년 6월 30일 선고ㆍ2019다207813 판결).

나. 2021다310088호 판결에서는 위와 같은 주거이전비 지급이 반드시 재결절차를 거칠 필요가 있는 것이 아니고, 토지보상법에 따라 주거이전비를 산정한 다음 공탁했다면 건물 인도 청구 이전에 선행돼야 하는 손실보상절차를 다했다고 본 것이다.

다. `건물 또는 토지`에 대한 보상절차는 수용재결절차를 통해 감정평가를 하고 그 과정을 거쳐 보상금액을 산정해야 하는 반면, `주거이전비 등`은 법에서 명확한 기준을 마련해놨기 때문에 두 절차를 같은 평면에 놓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사업시행자가 법에 따른 절차를 거쳐 산정한 주거이전비 등을 지급했음에도 주거이전비 등에 대해 수용재결절차를 요구하는 것은 불합리하다.

즉, 주거이전비 등은 법에 정해진 기준에 따라 지급하면 족한 것이고 반드시 수용재결절차를 선행해야 한다고 본다면 불필요한 절차를 가중할 뿐이다. 현금청산자 등은 수용보상금 증액 소송을 통해 기산정된 금액에 대해 증액을 요청할 수 있는 사후적인 기회가 있는 반대로, 조합의 경우 법에 의해 산정된 주거이전비 등을 적법하게 지급했음에도 재결절차가 없었다는 이유로 현금청산대상자 또는 세입자의 건물을 인도받을 수 없게 된다면 이주 절차 지연으로 막대한 손해를 입게 되는바, 양 당사자의 실질적인 균형이라는 측면에서 보더라도 법원의 판단은 지극히 타당하다고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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