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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기자수첩] 정부, ‘눈 가리고 아웅’ 식의 민식이법 접근 벗어나야 한다
repoter : 서승아 기자 ( nellstay87@naver.com ) 등록일 : 2022-12-26 15:49:17 · 공유일 : 2022-12-26 20:02:07


[아유경제=서승아 기자] 최근 어린이보호구역 사망사고가 연이어 발생해 「도로교통법」 개정안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등으로 이뤄진 이른바 민식이법 개정 절차에 제동이 걸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달 14일 법제처는 제2회 국가행정법제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입법 개선 과제로 민식이법을 확정했다.

민식이법 개정안에는 ▲시간대별ㆍ요일별 어린이보호구역 규제 완화 ▲운전자의 정확한 어린이보호구역 인식을 위한 표시 규정 등 정비 ▲어린이보호구역 운영ㆍ정비의 효율성 제고를 위한 협의회 기능 확대 등의 내용이 담겼다.

법제처는 심야와 주말에는 교통사고가 적게 나기 때문에 시간ㆍ요일과 상관없이 상시 적용된 속도 제한 규정을 완화하라고 권고했다. 법제처에 따르면 지난해 어린이보호구역에서 발생한 사고 523건 중 오후 10시부터 자정 사이에 일어난 사고는 5건으로 자정부터 오전 6시 사이 일어난 사고는 없었다.

요일별로 살펴보면 평일은 매일 85~108건의 사고가 발생했고 토요일과 일요일은 각각 36건, 28건이 발생해 사고 건수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달 발표된 경찰청 통계 발표에서도 어린이보호구역 내 교통사고 건수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지난 22일 경찰청에 따르면 전국 어린이보호구역 내 13세 미만 어린이 교통사고 건수는 2020년 483건(사망 3명, 부상 507명)에서 2021년 523건(사망 2명, 부상 563명)으로 늘었다.

올해 1~9월에는 399건(사망 1명, 부상 398명)의 사고가 발생해 전년(사고 395건, 사망 2명, 부상 413명)과 별 차이가 없었다. 다만 최근에 발생한 사고는 포함되지 않아 전년 대비 사망사고 건수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일부 전문가들은 교통사고가 2번 이상 일어난 어린이보호구역이 서울 내 25곳에 이르는 상황에서 민식이법을 완화하는 건 법 취지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이달 2일 강남구 청담동 언북초등학교 앞 교차로에서 9세 초등학생이 좌회전하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치여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같은 달 17일 강남구 세곡동에서는 12살 초등학생이 버스에 치여 숨졌다. 이 사고들은 모두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약 15m 떨어진 곳에서 발생했다.

특히 사고 전에 서울교육청이 해당 구역에 보행로 설치를 요청한 점이 알려져 논란이 커지고 있다. 서울교육청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도로교통공단 등과 합동으로 50개 학교를 대상으로 교통안전시설을 점검해 강남구, 서초구, 서대문구, 종로구 초ㆍ중ㆍ고 4곳에 보행로 설치 등 안전 관련 대책을 해당 구청에 요구했다. 그러나 양방향 통행이 일방통행으로 조정되지 못하는 등 교통안전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이 없었다. 정부가 서울교육청의 요구를 무시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가 민식이법 완화를 강행하는 건 어린이는 물론 국민의 교통안전을 외면하는 격이 아닐까. 차량 속도를 시속 10km 늦추면 운전자는 평균 주행 시간 2분을 손해 본다. 반면 사고 시 보행자가 다칠 확률은 속도가 느릴수록 확 줄어든다. 운전자 편의도 충분히 존중받아야 할 부분이지만 적어도 어린이보호구역만큼은 교통안전이라는 가치를 최우선으로 삼고 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 2분과 소중한 생명, 무엇이 더 중요한지 정부가 깊게 고민하고 분석해서 신중하게 결정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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