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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오피니언] 도시계획과 도시의 방향
repoter : 양홍건 조합장 ( koreaareyou@naver.com ) 등록일 : 2023-04-20 10:58:23 · 공유일 : 2023-04-20 13:01:49


어린 시절 동네 친구들과 하던 땅따먹기 놀이에서 집을 짓고 땅을 따고 넓히면서 희열을 느꼈고 반대로 땅을 뺏기면 좌절을 경험했던 기억이 있다. 나이를 먹으면서 더 크고 좋은 집을 보면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전세살이를 하면서 주인집이 부러웠던 시절도 있었다. 이제는 필자도 도시정비사업을 통해 신축된 아파트에 거주하게 돼 풍요로운 삶이라 생각하지만, 도시정비사업을 추진한 사업시행자로서 어딘가 모를 아쉬움을 느끼곤 한다.

도시계획에 접근하면서 내가 어릴 때부터 혹시 도시계획가가 아니었을까 생각해보게 되는 것은 오히려 어렸을 때 꿈꿨던 이상향이 지금의 새로운 패러다임의 도시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넓은 오픈 스페이스를 갖춘 보행 친화적이며 몇 가구가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넓은 공간은 어릴 적 꿈꾸던 전원도시이며 자족도시임에 틀림이 없다.

우리나라도 어느 순간부터 서양의 도시계획을 비판 없이 받아들이다 보니 아파트숲이 거대한 공룡이 돼 우리 앞에 놓이게 되면서 개인 간의 소통 시간은 줄어들고 가족 간의 애정은 결핍되고 개인의 욕망이 우선시되는 사회가 돼버린 것은 도시사회학에 대한 접근을 가져오는 계기가 됐다.

산업화와 도시화 과정에서 용도지역제의 잘못된 적용으로 도시 스프롤(sprawl)현상으로 인한 난개발이 난무하고 환경은 파괴돼 인간의 삶의 질이 더욱 피폐해져 가는 상황에서 환경친화적이며 보행 친화적인 도시를 갈망하는 것은 새로운 도시환경을 만들어내는 계기가 됐다. 도시의 발달사에 있어 공업화 사회로의 진화는 `빛나는 도시`를 만들었지만, 적용에 있어 무질서한 도시의 확산을 가져와 환경을 파괴하고 소도시가 소멸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최근 정부나 지자체가 추구하는 도시계획은 공간을 넓게 사용하는 것보다는 사업지의 사업성 제고를 위한 물리적 개발을 권장하는 듯해 도시공간 활용의 정합성에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도시계획가들은 도시를 다양한 계획단위로 구분하고 도시의 외연 확대로 인해 도시는 더욱 팽창해야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고 주장하지만, 도시의 양극화는 새로운 사회문제를 부르고 고밀도의 개발만을 추구한다면 도시로서의 회복탄력성을 갖출 수 없게 된다. 도시계획 분야에서의 회복탄력성은 `시공간 차원에 걸쳐 바람직한 기능으로 빠르게 유지 또는 복귀시키고, 변화에 적응하며, 현재 또는 미래의 적응능력을 제한하는 시스템을 빠르게 전환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도시(원제무ㆍ원흥식, 2022)`를 말한다.

도시정비사업에 있어 정책의 변화 추이를 단순화해보면 정부가 추진하는 토지이용계획의 실현수단은 규제수단, 계획수단, 개발수단 및 유도수단으로 나눌 수 있고(대한국토ㆍ도시계획학회, 2021), 개발수단의 하나인 도시정비사업은 10년 단위로 수립하고 5년마다 타당성을 검토해 그 결과를 반영해야 하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과 관련 기본계획 등에 따라 주거환경개선ㆍ재개발ㆍ재건축사업으로 구분하고 사업 추진에서는 사업 추진 시기, 높이 제한, 용적률의 상향 및 사업시행자의 의무부담 등을 정책에 어떻게 반영하는가가 주요쟁점이 돼왔다.

하지만 도시를 계획하고 설계하고 실현하는 개발수단인 도시정비사업이 표류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도시정비사업에 대한 인허가권자 등의 역할이 극히 규제적 측면에 한정돼 있다는 것이다. 도시계획은 도시의 공간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할 수 있으나 사회적인 작용을 고려하는 경우 인허가권자의 역할 또한 중요시되므로 전체적인 도시공간을 고려한 개발계획이 돼야 함에도 지구단위계획의 특성만을 고려한 지엽적인 개발수단으로 정비기본계획을 수립하게 돼 도시의 불균형과 미래도시가 추구하는 환경친화적이며 지속가능한 자족도시로서의 탄력성을 갖추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장기적으로 인구가 감소하는 추세에서도 1인 가구수 증가로 인한 주택에 대한 수요는 계속 유지될 것으로 생각한다. 국민 생활 수준의 향상으로 고급주택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도심의 젠트리피케이션 역시 당분간 계속될 것이 확실하기에 구도심의 개발과 도시가 가진 공간의 효율적 이용을 위한 도시계획이 유지되지 못하는 상황은 아쉬운 부분이다.

구도심 개발의 하나인 도시정비사업이 도시계획의 중요한 부분이 되기 위해서는 도시재생사업과 맞물려 진행돼야 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탄력적인 토지의 이용이 요구되는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등에서 규정하고 있는 용도지역지구제를 탄력적으로 적용해야 한다. 현재 제한적이나마 「건축법」에서 용적률을 통합 적용하는 `결합건축`을 인정하고 있듯이 도시정비사업에서도 개발권양도제(TDR)과 같은 제도를 도입해 사업 추진에 탄력성이 확보되는 경우 지금과 같이 장기화하는 사업에서 오는 사회적 손실과 주민 피로감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인구의 감소와 빠르게 고령화되는 사회로의 진입은 우리가 추구했던 도시공간의 활용이 사회적 손실을 주리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시의 팽창을 가져오는 주택 공급만이 해결책이라 발표하는 것은 경계해야 마땅하다. 오늘의 우리는 구도심을 효율적으로 개발하고 농촌과 도시가, 소도시와 대도시가 상생하는 도시공간을 구현해야 환경적으로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도시개발을 보장받을 수 있다고 본다.

도시계획은 도시공간의 효율적인 이용이라 할 수 있으므로 도시개발 방향 또한 도시의 지속성을 유지할 수 있는 탄력적이고 지속가능한 개발이 돼야 함이 마땅하다. 그러므로 주택 공급의 균형 못지않게 도시가 갖는 장점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도시계획이 되도록 도시정비사업의 실현에서도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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