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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기자수첩] 호우피해 실종자 수색 중 사망한 해병대 대원… 군인은 ‘어벤져스’가 아니다
repoter : 정윤섭 기자 ( jys3576@naver.com ) 등록일 : 2023-07-21 19:45:24 · 공유일 : 2023-07-21 20:02:03


[아유경제=정윤섭 기자] 경북 예천군 내성천에서 폭우 실종자 수색 작업에 투입됐다가 급류에 휩쓸려 사망한 해병대원에게 구명조끼를 입히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경북도소방본부와 해병대 등에 따르면 지난 19일 A대원은 경북 내성천 일대에서 최근 호우피해에 따른 실종자 수색작전에 참가했다가 급류에 휩쓸렸고 실종된지 14시간 만에 숨진 채로 발견됐다고 밝혔다.

해병대는 실종자 수색작전에서 상륙용고무보트(IBS)를 타고 수상 탐색 임무를 수행한 대원들에겐 구명조끼 및 드라이슈트를 지급한 반면, A대원처럼 하천변 탐색 임무를 맡은 대원들에게는 구명조끼를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A대원을 포함해 당시 현장에 투입된 해병대원 30여 명은 구명조끼도 없이 가슴 높이까지 일체형으로 제작된 멜빵 장화만 신은 채 일렬로 강바닥을 수색했고 로프나 튜브처럼 만일의 경우를 대비한 안전장비도 갖추지 않았다고 전해졌다.

이후 모래 하천 바닥이 갑자기 무너졌고 "살려달라"는 말과 함께 떠내려간 A대원은 실종 14시간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이에 A대원이 속했던 해병대 1사단은 "물어 들어갔을 때 깊지 않았으며 소방 당국과 협의가 이뤄진 하천간 도보 수색 활동이어서 구명조끼를 제공하지 않았다"라며 "유속이 낮은 상태에서 지반이 갑자기 붕괴할 줄 몰랐다"라고 해명했다.

해병대 1사단 측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급류 구조땐 구명조끼ㆍ로프 기본`이라는 안전수칙을 어긴 것으로 밝혀져 비판의 목소리는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기본 안전수칙으로는 ▲유속이 빠른 곳을 불가피하게 건널 경우 수심이 무릎 이하인 곳으로 통과 ▲구조 시 나뭇가지 등에 자일을 묶어 던지거나 주변 나뭇가지 등을 이용 ▲불가피하게 물에 뛰어들 때는 줄을 안전하게 확보한 후 자신의 몸에 묶을 구조에 임할 것이라고 명시돼 있다.

사고 경위와 A대원 순직 전후 상황을 볼 때 해병대는 소방청ㆍ산림청 등 구조 당국에서 정한 안전 매뉴얼을 거의 지키지 않은 셈이다.

이에 대해 소방안전 전문가는 "구조대원의 안전이 확보되지 않으면 구조를 시작해서는 안 된다는 게 구조대의 제1원칙이다"라며 "수난 구조의 경우 구명조끼 착용은 물론 급류로 인해 물살이 세질 때를 대비해 안전 로프까지 묶는 게 기본이다"라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군 안팍에서 전문성과 경험 등을 고려하지 않고 군 장병을 대규모로 동원하는 관행이 반복되서는 안된다는 비판이 나온다.

또 다른 전문가는 "불가피한 경우 실종자 수색 등에 군을 투입할 순 있지만 구조에 특화되지 않은 `지원 인력`인 경우 강화된 안전 규정을 적용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소방은 구조 전문 인력으로 분류되지만 대민 지원을 하는 군과 경찰은 그렇지 않다"며 "한 단계 높은 수준의 안전 규정을 적용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대한민국 군대에 대해 "부를 땐 국가의 아들, 다치면 남의 아들"이라는 말이 지금도 우스갯소리로 심심치 않게 들린다. 시간이 지나며 군인에 대한 처우, 군대에 대한 개선이 많이 되고 있지만 아직도 나아가야 할 길은 멀어보인다.

해병대 1사단의 말처럼 깊지 않은 물이던, 갑자기 무너질지 몰랐든 간에 중요한 건 안전지원을 나간 모든 대원에게 조명 조끼 및 로프와 같은 안전장비 지급은 필수라는 점이다. 군인은 전쟁이나 유사시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 걸고 싸워야 하는 역할이지만 날아오는 총알을 맨몸으로 막는다거나, 세차게 흘러가는 물살을 거스를 수 있는 `어벤져스`가 아니란 것을 군 당국은 명심해야 한다. 군인이자 한 국민의 소중한 생명을 기본조차 실천하지 못해 지키지 못한 국가를 누가 지키고 싶을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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