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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오피니언] 시공자가 불안의 항변권에 기해 조합의 금전 대여 요청을 거절할 수 있는지
repoter : 곽노규 변호사 ( koreaareyou@naver.com ) 등록일 : 2025-03-25 16:37:10 · 공유일 : 2025-03-25 20:00:37


1. 문제점

조합의 사업이 원활히 진행되지 않는 경우, 시공자가 조합의 금전 대여 요청에 응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은 비일비재하다. 관련해 시공자가 "앞으로 조합 사업이 진행되지 못할 것이기 때문에 대여금 회수가 어려울 것"이라는 불안의 항변권을 내세우는 경우, 금전 대여 거절은 정당성을 가질 수 있을까. 판례를 통해 살펴보도록 한다.

2. 불안의 항변권에 기해 시공사에게 이행거절권이 인정된다고 한 사례(서울고등법원 2017년 4월 6일 선고ㆍ2016나2047605 판결)

이 사건 공사도급가계약과 동 사건 소비대차계약을 체결했다고 해 곧바로 피고들(시공자)의 이 사건 재개발 조합에 대한 금전대여의무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고 이 사건 조합이 신청 요건을 갖춰 사업추진경비의 대여를 요청하고 피고들이 이를 응낙했을 때 비로소 피고들의 금전대여의무가 구체적ㆍ확정적으로 발생한다고 할 것이다. 또 이 사건 조합에 분쟁이 발생해 재개발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아 피고들의 대여금반환청구권의 행사가 어렵다는 사정이 객관적으로 명확해지면 대주에게 이행거절권을 인정하는 것이 신의칙에 부합한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들은 이 사건 재개발 조합의 금전대여요구를 거절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3. 불안의 항변권에 기해 시공사에게 이행거절권이 인정될 수 없다고 한 사례(서울고등법원 2017년 12월 22일 선고ㆍ2016나2087627 판결)

①장기간 사업 진전이 없을 경우를 대비해 이 사건 공사계약 체결 시부터 조합 운영비 대여액의 상한을 정하는 등의 방법으로 과도한 조합 운영비 대여를 방지할 수 있었음에도 피고는 그러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 ②통상적으로 조합 등은 분양 완료시까지 시공자가 대여하는 조합 운영비를 주된 자금원으로 삼는 경우가 많고, 원고(조합)도 피고(시공자)가 대여하는 대여금 외의 자금원은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③원고와 같은 조합은 조합 운영비나 이주비 등의 대여 조건을 시공자 선정의 중요한 기준으로 고려하는데 원고는 피고를 이 사건 정비구역의 시공자로 선정함으로써 다른 건설사로부터 조합 운영비를 대여받을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된 점 ④이 사건 공사계약이 체결될 당시의 이 사건 정비구역 정비계획에 비해 변경된 재정비촉진계획 변경 결정이 사업성 측면에서 악화됐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이 사건 정비구역이 인근의 다른 정비구역에 비해 접근성이 열세하다는 사정은 이 사건 공사계약 당시 예견할 수 없었던 사정으로 보기 어려운 점 ⑤재정비촉진사업은 강한 공공성을 띠고 있으므로, 이 사건 도시정비사업의 사업성이 다소 악화됐거나 손실이 예상된다는 사정만으로 위 피고로 하여금 원고에 대한 대여의무를 이행하게 하는 것이 공평과 신의칙에 반한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⑥피고가 진정으로 이 사건 도시정비사업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우려했다면 조합 운영비 지급을 중단한 때부터 원고와의 협의 과정을 통해 이 사건 공사계약을 합의해지해 원고에게 이 사건 도시정비사업을 포기하거나 새로운 시공자를 선정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등의 조치를 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그러한 조치는 취하지 않은 사정을 종합해 볼 때 피고로 하여금 원고에 대한 조합 운영비 대여의무를 이행하게 하는 것이 공평과 신의칙에 반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바 있다.

4. 결어

법원은 조합의 구체적 상황에 기해 시공자의 이행거절 권능이 적법한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행거절권능을 인정한 사례의 경우 재개발 조합의 구성원이 분열돼 법적 분쟁이 발생했고 조합설립인가일로부터 3년이 경과했음에도 사업시행인가조차 신청되지 않는 등 향후 사업이 진행될 가능성이 거의 없었을 뿐 아니라 구체적으로 운영비 요청을 적극적으로 하지도 않은 사실관계를 전제로 한다. 따라서 조합 내부 구성원간 다툼으로 인한 사업 지연의 상황에서는 시공자가 대여금 지급 의무를 거절할 수 있음을 인지하고 조합원들의 화합 속에서 사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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