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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AU인사이트] 중소 버티컬시장의 위기, ‘머트발’ 사태란?
repoter : AU인사이트팀 ( koreaareyou@naver.com ) 등록일 : 2025-03-31 16:57:09 · 공유일 : 2025-03-31 20:00:37


[아유경제] 국내 온라인 명품 플랫폼 `발란`의 미정산 사태로 중소 버티컬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또 다른 1세대 명품 커머스로 꼽히는 머스트잇과 트렌비는 이미 엄청난 손실을 보는 중이라고 보도된 바 있다. 이미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로 미정산 트라우마를 겪었던 입점 판매자(셀러)들 사이에서 중소 버티컬 플랫폼 전반의 신뢰도가 떨어지고 있다. 오늘 아유경제 인사이트팀에서는 `머트발` 사태와 관련해 정리해 보려고 한다.

버티컬시장이란?

이른바 `머트발` 사태를 알아보기 전 우선 관련 용어를 정리해봤다.

▲버티컬시장(수직적 시장) : 버티컬 커머스(vertical commerce)라고도 불린다. 특정 시장, 특정 제품 카테고리나 소비자 그룹에 집중해 운영되는 전자상거래 모델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패션ㆍ뷰티ㆍ스포츠 용품 등에 특화된 쇼핑몰이 이에 해당한다. 버티컬 커머스는 소비자들에게 더 높은 품질의 제품과 차별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강점이다. 아울러 특정 타겟층을 공략하기 때문에 충성도를 높이기 쉽고, 효율적인 마케팅도 가능하다. 다만 폭넓은 분야의 물품을 취급하지 않아 모든 구매자 니즈를 맞추기 어렵다.

▲호리젠탈 시장(수평적 시장) : 호리젠탈 커머스(horizontal commerce)라고도 불린다. 다양한 부문에 걸쳐 광범위한 구매자의 요구를 충족하는 시장을 뜻한다. 각 업종이 골고루 모여 하나의 마켓플레이스를 이룬 유형이다. 대표적으로 쿠팡ㆍ네이버 등을 꼽을 수 있다. 다양한 제품을 취급하기에 구매자의 니즈를 맞추기 좋지만, 전문성이 부족한 단점이 있다.

`미정산 사태` 발란, 최악의 상황 직면

유관 업계에 따르면 발란 측이 지난 24일 일부 입점사에 정산대금을 입금하지 못해 피해가 커지고 있다. 발란의 월평균 거래액은 300억 원 안팎으로, 전체 입점사는 1300여 곳이다. 대금 미정산과 함께 발란이 기업회생을 준비 중이라는 이야기까지 돌면서 2024년 대규모 미정산 사태로 논란을 빚었던 `티메프` 사태의 재연도 우려되고 있다. 발란은 이달 28일 밤부터 상품 구매ㆍ결제까지 모두 막혔다. 발란의 자체 결제서비스인 발란페이도 멈춘 상태다. 2023년만 해도 약 3200억 원의 가치를 인정받았지만, 2년 만에 10분의 1 수준인 300억 원가량으로 떨어진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발란은 국내로 시장이 한정되고 브랜드 네트워크도 부족하다 보니 기존 투자자들도 추가 투자를 꺼리는 분위기 속에 몸값을 대폭 낮춰가며 투자를 유치하길 반복했다"고 말했다. 2015년에 출범한 발란은 2021년에는 여성 톱배우 모델을 기용할 정도로 대대적인 마케팅을 벌이며 몸집을 키웠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끝난 해인 2023년부터 매출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99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같은 해 완전 자본 잠식 상태에 빠졌다. 지금까지 700억 원의 투자금을 받은 발란은 출범 후 한번도 흑자를 내지 못한 채 최근 75억 원 투자 유치에도 미정산 사태를 초래했다.

해당 업체뿐만 아니다… 명품 관련 플랫폼 대부분 흔들려

발란뿐만 아니다. 이른바 `머트발(머스트잇ㆍ트렌비ㆍ발란)`로 불리며 한때 잘나가던 온라인 명품 거래 플랫폼 전반도 흔들리고 있다. 머스트잇은 2023년 기준 영업손실만 79억 원에 달한다. 트렌비 역시 2년 새 기업가치가 3분의 1로 토막 났다. 명품 거래 플랫폼의 `줄도산` 전망도 나온다. 이미 업계 4위였던 캐치패션이 남성 톱배우를 모델로 기용하는 등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쓰면서도 2019년 출범 이후 한 차례도 흑자를 내지 못하다 2024년 3월 사업을 정리했었다. 1세대 명품 편집숍 한스타일도 비상경영에 돌입했지만 결국 2024년 8월 사업을 종료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이랜드글로벌이 운영하던 명품 플랫폼 `럭셔리갤러리`가 운영을 중단했다. 2015년 서비스를 시작한 명품 선프리오더(선주문) 플랫폼 디코드도 코로나19가 끝난 직후부터 매출이 감소해 올해 초 서비스를 종료했다. 1년 새 국내 명품 관련 플랫폼 4곳이 문을 닫은 것이다. 심지어는 전 세계 700개 이상의 부티크 및 브랜드의 제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럭셔리 플랫폼 `파페치(FARFETCH)`도 1조 원 규모의 적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2023년 12월 쿠팡에 인수된 바 있다.

'터질 게 터졌다`… 업계 "사업성 없어"

다만 관련 업계에서는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다. 오히려 "예상보다 오래 버텼다"는 시각이 많다. 당초 온라인 명품 거래 플랫폼 자체가 사업성이 없어 실패할 수밖에 없는 사업이었다는 것이다. 발란은 입점한 셀러들이 물건을 판매하고, 중개 수수료를 받는 형태로 서비스를 운영했다. 중개 수수료 외엔 별다른 수익모델이 없었던 탓에 코로나19가 끝나 명품시장 성장세가 꺾이기 시작하자 직격탄을 맞았다. 한 유통 관련 전문가는 "명품은 브랜드도, 물량도 한정돼 있어 성장성에 한계가 있다"며 "재고를 태울 정도로 엄격하게 브랜드 이미지를 관리하는 명품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많은 물량을 저마진에 싸게 판매해 이익을 남기는 형태의 온라인시장에 맞지 않는 셈"이라고 말했다. 또 패션 관련 전문가는 "국내 명품 거래 플랫폼들은 과당 경쟁에 특별한 기술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 연예인을 모델로 기용해 광고를 하지 않으면 매출이 전혀 나오지 않는, 사실상 수익모델 자체가 없는 사업"이라고 지적했다.

발란 `미정산 사태`가 국내에 미칠 영향은?

이번 발란의 `미정산 사태`가 일어나면서 각계에선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정산 사태`가 국내 경제에 미칠 영향을 간략히 정리해봤다.

▲중소 판매업체의 연쇄 도산 우려 : 발란은 이달 24일부터 일부 판매자들에게 판매대금을 정산하지 못하면서 셀러들은 자금 흐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일부는 상품 판매를 중단하거나 주문을 취소하는 상황에 처했다. 이러한 상황이 계속되면 중소 판매업체들의 연쇄 도산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투자 심리 위축 : 발란은 그동안 약 700억 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했으나, 이번 사태로 인해 투자자들 역시 적지 않게 손실을 볼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향후 스타트업 및 플랫폼 기업에 대한 투자 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

▲전자상거래 산업 전반의 신뢰도 하락 : 발란 사태는 전자상거래 산업 전반에 대한 소비자와 판매자의 신뢰를 떨어뜨리게 된다. 특히, 온라인 명품 플랫폼에 대한 신뢰가 하락하면 당연히 소비자들의 구매 감소로 이어져 관련 산업의 위축을 초래할 수 있다.​

▲경제 전반의 소비 심리 위축 : 경제 전반의 소비 심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명품 소비는 경기 상황을 반영하는 지표 중 하나로, 이러한 사건은 소비자들의 지출을 더욱 위축시킬 수 있다.​

제2의 `티메프 사태` 가능성, 향후 전망 "거품 꺼지나"

2024년 `티메프 사태`가 일어났는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머트발 사태`에 직면하면서 셀러들 사이에선 "앞으로 중소 플랫폼은 걸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모양새다. 티메프 사태를 겪었음에도 발란이 제대로 된 정산시스템을 갖추지 못했다는 점에서 중소 플랫폼 전반에 대한 의구심이 짙어지는 모습이다. 상황이 이처럼 흘러가자 중소 이커머스 업계도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버티컬 플랫폼들의 불안감이 상당하다. 티메프 사태 당시에도 중소 플랫폼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상당수 셀러가 이동하는 등 후폭풍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머트발 사태`를 막지 못한다면 중국 이커머스와 쿠팡ㆍ네이버 등 대형 플랫폼 중심의 시장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최근 종합 이커머스 플랫폼들도 자체 버티컬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는 만큼 중소 플랫폼의 입지가 점차 줄고 있다. 유관 업계의 한 전문가는 "이번 발란 사태처럼 그간 이커머스 업계에서 내부 시스템 등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채 급격하게 성장했던 거품들이 하나둘 꺼지면서 구조조정이 더 빠르게 일어날 것"이라며 "티메프와 발란 사태를 교훈 삼아 국내 셀러들도 이젠 시스템과 재무 능력 등 경쟁력 있는 이커머스 플랫폼을 선별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발란, 3월 마지막날 기업회생절차 신청

한편, 발란은 이달 31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발란 대표는 "올해 1분기 내 계획한 투자 유치를 일부 진행했으나 예상과 달리 추가 자금 확보가 지연돼 단기적인 유동성 경색에 빠졌다"며 "파트너들(입점사)의 상거래 채권을 안정적으로 변제하고 발란 플랫폼의 지속 가능성을 제고하기 위해 회생을 신청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단기적인 자금 유동성 문제만 해소된다면 빠르게 정상화될 수 있다"면서 "앞으로 진행할 회생절차는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건강한 재무구조로 재정비해 파트너의 권익을 신속히 회복하고 지속 가능한 사업 기반을 마련하는 회복의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제시한 발란의 목표는 회생인가 전 인수자 유치, 미지급 채권 전액 변제, 안정적 정산 기반과 거래환경 복원, 파트너 거래 지속 및 동반 성장 등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부 업계 전문가들은 소비자ㆍ셀러의 피해가 없게 한다는 게 발란 측 설명이지만 제2의 티메프 사태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이 됐다는 평가를 내리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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